그래도 사랑이라고

최인경

돌아보면 항상 거기 서 있던 너

밀어내도 아주 조금씩 다가오는 너

손 내밀면 베일까 안아주면 무너질까

아무것도 못 하는 내게

 

언제나 너는 웃고 있었지

나는 널 밀어낼 수 없었지

어느새 넌 내 앞에 다가와

가시 돋친 내 손을 잡고

 

그래도 사랑이라고

너는 그래서 다 괜찮다고

혹시 이 사랑의 끝이 행복이 아니라도

내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괜찮다고

 

어두웠던 나의 지난 시간들에

혼자인 게 너무나 익숙했던 날들에

가만히 다가와서 나의 쉴 곳이 돼준 너

일어서지 못하는 내게

 

어느새 넌 내 앞에 다가와

나의 두 눈을 마주 보고

 

그래도 사랑이라고

너는 그래서 다 괜찮다고

혹시 이 사랑의 끝이 행복이 아니라도

내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괜찮다고

 

욕심이 자꾸 많아져

나를 포기하지 말아줘

 

그래도 사랑이라고

아니 그래서 사랑이라고

혹시 이 사랑의 끝에 행복이 와준다면

내게 온 작은 행복까지도 네게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