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도 했겠지

안재우

사랑한다는 말도 했겠지

그 말투도 남아있겠지

해맑게 웃어줬겠지

그 웃음은 다 내 거였는데

 

왜 거기 가서 웃고 있어 넌

웃을 기분도 아니라면서

왜 거기 가서 울고 있어 넌

울리는 내가 미웠으면서

 

볼려고 본 건 아닌데

망할 내 알고리즘 때문에

그 남자와 나눠낀 너의 커플링 포스팅

어디서 맞췄니 꽤 비싸 보이네

아직 너의 취향까진 모르는 것 같지만

 

나와 자주 가던 카페도 보여

덕분에 그 근처는 얼씬도 못해 나

나와 자주 쓰던 말투도 보여

우리만 알던 거였는데

 

행복하길 바란다는 거짓말은 안 해

좀 뻔한 것 같아

그저 네 마음이 편친 않길 원해

할 말은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도 했겠지

그 말투도 남아있겠지

해맑게 웃어줬겠지

그 웃음은 다 내 거였는데

 

왜 거기 가서 웃고 있어 넌

웃을 기분도 아니라면서

왜 거기 가서 울고 있어 넌

울리는 내가 미웠으면서

 

넌 어디까지 기억해?

전부 다 기억하나 보네

나랑 같이 썼던 말투를 그 남자랑 쓰니까

난 진짜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딱 여기까진 거짓말

좀 너무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쯤

 

뱉었던 모진 말이 생각나

못 갔던 카페까지 생각나

이게 널 못 잡았던 이유지

 

행복하길 바란다는 거짓말은 안 해

좀 뻔한 것 같아

그저 네 마음이 편친 않길 원해

할 말은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도 했겠지

그 말투도 남아있겠지

해맑게 웃어줬겠지

그 웃음은 다 내 거였는데

 

왜 거기 가서 웃고 있어 넌

웃을 기분도 아니라면서

왜 거기 가서 울고 있어 넌

울리는 내가 미웠으면서

 

사랑한단 말은

그 말투는

그 웃음은

내꺼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