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미발매)

비비(BIBI)

운명은 너무나 쉽게 녹아버리지

눈을 뭉쳐 만든 사람처럼

 

사랑하면 할수록 날 떠나가겠지

내 품을 폭삭 젖게 만들겠지

 

찬 계곡물 흐르는 곳에 나를 맡길까 봐요

떠다니다 보면 흐름이 끝나는 곳에서 너를 찾을 수 있잖을까 봐요

 

계곡물이 조각배를 데리고 간 뒤

나는 요즘 조금 외로웁네

 

얄팍하고 하얀 작은 종이 조각이

나를 여간 데워줬었나 봐

 

찬 강바람 부는 곳에 계속 서 있을까요

기다리다 보면 흐름이 끝나는 곳에서 나를 찾을 수 있잖을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