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반

임재현

이제 떠나는 그대여

나처럼 웃어줘

기억될 모습은 항상 그것뿐이게

그저 한 번의 미소를

너에게 보이려

천 번도 더 흘린

그 뒤에 눈물을 알까

 

아무런 기대도 없는 미래

끝내 널 지치게 한 나

멀리 보내주는 게

사랑하는 거라고

슬픈 이 세상이 내게 말해

 

널 향한 지독한 그리움

내 앞에 기다리겠지만

거친 세상에 날 맡기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지겠지

 

깊은 사랑이 죄라면

반으로 줄일게

하늘아 그 대신 그녈 행복하게 해

아직 남겨진 내 삶을

반으로 줄여도

그 소원 하나에

모두 다 바치고 갈게

 

이대로 잠들어 버리면

차라리 눈 떠지지 않길

세상에 남은 사랑의 흔적들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깊은 사랑이 죄라면

반으로 줄일게

하늘아 그 대신 그녈 행복하게 해

아직 남겨진 내 삶을

반으로 줄여도

그 소원 하나에

모두 다 바치고 갈게

 

너 하나 이렇게 지키지 못해

내리는 모든 벌 달게 받겠지만

내 곁에 머물며 흘렸던 눈물

다음 사람에게서 모두 보상받기를 바래

 

깊은 사랑이 죄라면

반으로 줄일게

하늘아 그 대신 그녈 행복하게 해

아직 남겨진 내 삶을

반으로 줄여도

그 소원 하나에

모두 다 바치고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