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틀 때

LUCY

한 켠에 머문 꽃잎은

달님을 따라가고

 

쏟아지는 햇님 자락엔

그 발을 올려두렴

 

햇무리를 날아다니다

하얀 꿈에서 깨면

여긴 어딘가 아무도 없이

또 갈 길을 헤매게 돼

 

넘어진 듯 쓰라린 다리

모래 달린듯한 내 몸이

그만 가자고 앉아있자고

바닥에 날 눌러두면

 

어른의 난 이 모든 걸 넘었을 테니

난 날 믿어 자 일어나

동이 틀 때처럼

 

이 길 위에 남겨놓은

저 발자국이 흐려져 사라져도

날 깨워준 지난 날들이 그 맘을 기억하길

 

내 두 눈에 담은 세상은

영원한 벗이 되어

언젠가

길 잃고 헤매는 날들의 우릴

만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