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손태진

내 가슴속에 춤추던 꿈들이

푸른 하늘 밑에서 앉아 있구나

 

내 곁을 지키는 내 그림자마저도

세상에 매달린 나뭇잎과 같구나

 

저 들녘에 핀 빛나는 태양이여

너의 이름은 희망이라 했으니

구겨진 세상 속에 꿈을 꾸는 나에게

푸른 미소로 나를 웃게 해주오

왜곡된 진실과 굴절된 이 세상도

물과 바람처럼 지나가겠지

 

우리는 파란 하늘 밑에서 살고 있지만

마음이 푸르른 날은 몇 번 없었다

바쁜 것이 행복인 줄 알았다

그렇게 사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저 늙은 소나무보다도 못한

이 시대의 청춘으로 태어났기에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 있을까

 

저 들녘에 핀 빛나는 태양이여

너의 이름은 희망이라 했으니

구겨진 세상 속에 꿈을 꾸는 나에게

푸른 미소로 나를 웃게 해주오

 

바람 같은 세상이 나를 흔든다 해도

행복의 가면 앞에 춤을 추지 않겠다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것은

너와 나의 영혼과 너와 나의 사랑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