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너에게, 우리의 순간

진호 (펜타곤)

어젯밤 아무 생각 없이 벗어둔

낡은 운동화를 고쳐 신고서

한쪽이 고장 난 이어폰 끼고서

꼭 약속하지 않아도 거기 알지

 

내가 아는 그 표정으로 기다리겠지

날 보면 장난스레 웃어 보이겠지

 

반짝이는 바다 물결

싱긋한 초록의 숲이 너야

수천 개의 마음이 전혀 아깝지 않아

거친 길을 함께 걷자

지친다면 손을 잡아줄게

고민은 저 하늘에 덩크슛

지금 이 순간을 남겨 포토슛

 

있잖아 문득 널 떠올리면 말이야

제일 좋아하는 소설 첫 줄처럼

귀여운 곱슬머리 강아지 같은 너

생각만 해도 옅은 미소를 짓게 돼

 

애써 밝게 지은 표정 뒤의 그림자도

가로등이 되어 환하게 비춰줄게

 

하늘에 그려진 구름

뺨에 스치는 바람이 너야

수천 개의 마음이 전혀 아깝지 않아

숨차도록 함께 뛰자

네 모든 순간에 발맞출게

고민은 저 하늘에 덩크슛

지금 이 순간을 남겨 포토슛

 

대단한 놈은 나 아니라서

아직 많은 걸 줄 순 없지만

지칠 땐 언제나 등을 빌려줄게 마음껏 기대

함께인 순간만큼은 잊자

바보 같이 웃어 보이자

넌 나의 한 조각이야

 

입에 익은 그 멜로디

영원히 빛나는 별이 너야

수천 개의 마음이 전혀 아깝지 않아

전할래 나의 너에게

모든 내일을 함께 걸어줘

찬란한 우리의 순간들을

찬란할 우리의 순간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