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이별 (Goodbye With You)

진호 (펜타곤)

이젠 됐어 라며 중얼거리곤

숨을 크게 들이쉬어 감은 눈을 크게 떠

오랜 시간 감춰왔던 말들이

너에게 향했을 때 멈칫하던 그대

 

빨간색 신호등이 고장 난 듯이 멈춰있어서

선을 넘을 수가 없었어

나를 뒤에 두고 걷는 네 발걸음이

그날따라 왜 빨라 보였을까

 

혹시나 볼까 내리지 못한 손이

돌아볼까 웃고 있던 내 표정이

조금씩 아파올 때쯤 알게 됐어

이곳, 지금, 나만의 이별이란 걸

 

가방 속에 항상 놓여있었던

둘이 쓰기엔 작은 보라색 우산이

닳아버린 네가 좋아했었던

유행이 한참 지난 핸드폰 케이스도

 

영원할 것만 같았던 떨림은 이젠 잦아들고

구름도 모두 걷혀졌어

오래된 찬장 구석의 시곗바늘도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

 

더 이상 꽉 쥘 수조차 없는 손이

습관처럼 억지로 짓던 표정이

풀어진 순간 그제야 알게 됐어

이곳, 지금, 나만의 이별이란 걸

 

나 이렇게 Goodbye

 

고마웠어 널 좋아하게 해줘서

기억 한 켠에 예쁘게 걸어둘게

모든 계절이 덕분에 행복했어

이곳, 지금, 나만의 이별이란 걸

 

언젠가 네 이름에 웃음이 나면

그곳, 그때, 너와의 이별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