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아

조그만 나의 세상에

날이 선 담을 두고서

돌보지 않은 마음은 닳고 닳아

고작 그만큼만의 어른이 되고선

잘 지냈다고 단단한 척 힘을 쥐어

이런 날 들킬까 봐

메말랐던 나는 어느새

너를 담고 가득 차버렸네

그렇게 널 닮은 바다가 돼

모난 담은 허물어 버리고

날 알아봐 줘

모르게 커버린 너는

엉망이던 나의 하늘에

더 높은 지붕이 되어 꼭 안아주네

메말랐던 나는 어느새

너를 담고 가득 차버렸네

그렇게 널 닮은 바다가 돼

모난 담은 허물어 버리고

더, 더 다가갈게

더 널 알 수 있게

닿으려는 마음을 밀어내면

자꾸만 넌 숨은 날 찾아내

아 너란 파도 속에 자유로이 머물게

이젠 날 허물고

너에게만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