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LUCY

아련히 피워낸 열

눈부신 다짐도

꽃이 지듯 시들어가겠지

 

아름답단 말처럼

내 모습 이대로

심어둔 우리를

기억하겠다 해줘

 

난 새하얀 눈이 돼 어딘가로 흩어질 거야

그 장면 안에도

네가 미소 짓기를

 

바람아 네가 보여준 이 세상은

꽃잎들이 모여 세상을 밝히더라

 

시간 따라 다다른 이 순간은

작은 티끌 하나 하나라도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이야기

 

'피다'의 반대말은 '지다'가 아냐

 

너를 봐봐

얼마나 예쁜지

 

난 아지랑이 속에

뛰놀던 우리를 본 것만 같아

 

선잠의 꿈이라도

이유가 되니까

네가

 

바람아 네가 보여준 이 세상은

꽃잎들이 모여 세상을 밝히더라

 

시간 따라 다다른 이 순간을

기억해 낼 거야 분명

 

난 나는 게 아닌

그저 떨어지던 걸지도 몰라

 

언젠가 너 앞에

또 다시 피울게

 

바람이 내게 보여준 이 세상은

반딧불이 모여 꽃잎이 돼 주더라

 

시간 따라 다다른 이 따스함은

놓지 않을 기억, 그날에 너와 나

 

시작의 해로

다시 돌아간대도

몇천 번이라도 같은 길을 걸어가리

 

우릴 함께 날아오르게 해줬던

나의 봄바람아

다시 만나게 되면

또 어디론가 데려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