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정승원

길고도 굽은 강물을 따라

오롯이 나를 맡겨버린

나뭇잎처럼 낙엽처럼

너를 향해 떠내려가고 있어

어디로 인지 나도 모른 채

오로지 너를 잡고 싶은

마음 하나로 희망으로

앞을 모를 물결에 실려 있어

우리 사랑 사라진다면

너의 사랑 끝나버리면

말라비틀어지는 걸

부서져 버리는 걸 알아 나의 마음은

 

어쩌면 아무 쓸모도 없어져 버려

부는 바람결에 스쳐

떨어져 버린 잎새처럼

거친 강가를 뒹굴고 있던 내 몸은

우리 사랑 사라진다면

너의 사랑 끝나버리면

말라비틀어지는 걸

부서져 버리는 걸 알아 나의 이 마음은

 

이젠 험한 물살 휩쓸려

같은 자리만 맴돌다

소용돌이치며 깊은 곳으로 떨어지나

우리 사랑

끝나버리면

말라비틀어지는 걸

부서져 버리는 걸 알아 그대 제발

 

길고도 굽은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