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 있을까

노을

얼마나 지났을까 너의 얼굴

떠올려봐도 아프지가 않아

 

너를 더 많이 생각했던 마음의 크기도

사실은 별거 아니었을지 몰라

 

기나긴 계절을 건너 난 어디까지 왔을까

잊혀질까 두려웠던 날들이었는데

 

그렇게 남이 되어서 아무렇지 않게 되면

추억이란 말로 다 접어 두고 웃을 수 있을까

 

너 땜에 만들었던 내 취미는

이젠 더 이상 관심조차 없어

 

자연스럽게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어

네가 없이 난 내일은 모르겠어

 

기나긴 계절을 건너 난 어디까지 왔을까

잊혀질까 두려웠던 날들이었는데

 

그렇게 남이 되어서 아무렇지 않게 되면

한때의 추억이 될 수 있을까

 

쓰다가 말았던 편지를 다시 꺼내보니

그날 밤의 감정들이 느껴져

 

망설이다가 전하지 못한 말들

이젠 전할 수 없어서 눈물이 나

 

길을 잃은 아이처럼 어디로 갈지도 몰라

여전히 난 네가 날 떠난 그날에 살아

 

그렇게 남이 되어서 아무렇지 않게 되면

추억이란 말로 다 접어 두고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