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잔상

원필(DAY6)

어떤 건지 몰랐어 떠난다는 건

늘 창밖을 보는 새장 안의 새처럼

자유롭고 싶었어 떠나고 나면

다 잊혀 질까 다 지워질까

미안해 차가운 내 말에

이 모든 게 시작돼

내 안에 지나온 시간들의 잔상이 남아

날 돌아보던 너의 모습이

멀어져가다 멈춘 걸음이

어느새 내 안에 조금씩 번져서

시간이 가고 가도 더 가득해져

날 불러주던 너의 목소리

늘 둘이었던 모든 날들이

여전히 내 안에 그대로 남아서

시간의 잔상들은 내 그리움이 됐어

이런 건지 몰랐어 떠난다는 건

내 모든 걸 다 두고 온 걸까

사랑해 늘 당연했었던

내 것이던 그 말이

내 안에 점점 더 타는듯한 갈증을 남겨

날 돌아보던 너의 모습이

멀어져가다 멈춘 걸음이

어느새 내 안에 조금씩 번져서

시간이 가고 가도 더 가득해지는데

후회 같은 건 믿지 않았어

어쩜 나는 바보였어

너 없인 아무것도 아닌

날 잡아주던 너의 손끝이

날 안아주던 너의 품속이

여전히 그립고 점점 더 그리워

시간이 가고 가도 더 그리워서

미친 듯 기억들을 헤매다

억지로 지우고 또 지워도

여전히 내 안에 그대로 남아서

시간의 잔상들은 내 그리움이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