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이 날 지나간다

이문세

곧 오겠지 하고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부터 부쩍 짧아진 하루

오랜만에 꺼내 입은 두꺼운 옷

다시 겨울 마음 재촉하는 설레임

 

괜히 서운해지는 마음

바빠지는 생각들

가는 올해가 너무 아쉬운 사람들

떠나간 우리 사랑이 흰 눈 내리는 날엔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루하루 채웠던 내 수첩 속엔

이미 지나버린 시시콜콜한 일들

갑자기 나리는 이 눈발에

크리스마스 캐롤 또 불러본다

 

이름 없는 마음의 손길

올 겨울 지내기엔 추울 거라며 걱정하는 내 할머니

돌아오는 새해는요 학교에 갈 거라며 설레이며 들뜬 녀석들

 

하루하루 채웠던 내 수첩 속엔

이미 지나버린 시시콜콜한 일들

갑자기 나리는 이 눈발에 이 겨울이 날 지나가네

이 겨울이 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