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장덕철

처음 누굴 좋아하는 감정조차 처음

너를 만나기 전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정말 평범했을까

계절이 돌고 돌아 네 향수 냄새가 날 때마다

그 자리에 멈춰서 너를 찾아

널 닮은 뒷모습에 발걸음을 재촉하며

네가 아니길 바랐을까

 

이제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 모두 지울까

나만큼 너도 아파했을까

서로 마주하던 순간에도

어쩌면 우린 남이었을까

어쩜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 모두 지운 채

남이 되더라도

그때 같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오늘도 습관처럼 꿈에서 너를 마주할 때

우리 다시 만나면 행복할까

꿈에서 깰 때쯤엔 텅 빈 가슴 부여잡고

난 자신 없다고 혼잣말해

이제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 모두 지울까

나만큼 너도 아파했을까

서로 마주하던 순간에도

어쩌면 우린 남이었을까

 

어쩜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 모두 지운 채

남이 되더라도

그때 같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좋았던 우리의 함께한 기억 안고서

마지못해 살아가겠지

 

오늘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 전부 지우면

그러면 우리 행복해질까

서로 남이 되는 순간에도

우리는 서롤 걱정했을까

어쩌면 우린

서로 사랑했던 기억 모두 지운 채

남이 되더라도

다시 깊은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