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엔 네가 있어

허용별 (허각, 신용재, 임한별)

찬 바람에 떠밀리듯

걸음을 옮기다

움츠렸던 기억들을

마주하는 밤

삐뚤어진 목도리를

고쳐주던 네가

바보처럼 또 생각나

시려오는 코끝에

훌쩍이는 맘에

너의 얼굴이 스치듯 떠올라

고마워 생각나 줘서

내 겨울이 돼줘서

꼭 한 번쯤은

첫눈처럼 내려줘서

반가운 너를 따라

그 시절로 되감아 보면

그곳엔 네가 있어

여전히 웃고 있어

불빛 가득 거리에

종이 울려오면

함께 부르던 12월의 노래

고마워 생각나 줘서

내 겨울이 돼줘서

꼭 한 번쯤은

첫눈처럼 내려줘서

반가운 너를 따라

그 시절로 되감아 보면

그곳엔 네가 있어

여전히 웃고 있어

그 기억 속에

시린 계절에

난 너를 마중 나가곤 해

조용히 쌓여가는

눈꽃은 녹아버린대도

넌 내 맘속에

또 한 번 내릴 테니까

기나긴 밤을 따라

기억 끝을 헤매다 보면

그리운 네가 있어

아직 우리가 있어

여전히 그 겨울엔 네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