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이야 (Winter, Again)

황치열

내 주머니에서

가끔 네 손을 찾아

좁아도 따뜻해서 좋다며

깍질 끼던 너 말이야

 

택시가 안 잡혀

한 시간을 걸어도

추운 줄 모르던 농담들

오히려 그게 좋았지

 

오늘도 눈이 와

몇 해 전의 그날처럼

지금 너의 하늘에도

내 생각이 내릴까

 

제법 쌀쌀해진 바람

하얗게 손이 시려도

아직 얼어붙지 않은

너의 기억이 있지

 

여기 은빛 거리 위로

추억이 반가워

걷다 보면

첫눈이 내릴 듯

마주칠 것 같아

너 없이 널 만나는

다시 겨울이야

 

삐뚤은 목도리

난 아직 그게 어색해

놀리며 고쳐 매주던

네가 참 예뻤는데

 

제법 쌀쌀해진 바람

하얗게 손이 시려도

아직 얼어붙지 않은

너의 기억이 있지

 

여기 은빛 거리 위로

추억이 반가워

걷다 보면

첫눈이 내릴 듯

마주칠 것 같아

그립게 아름다운

우리 겨울이야

 

화살 같은 시간

알잖아 올해의 소원도

당연히 너야

 

그 시절 우리가

녹아버리기 전에

나 혼자라도 맘껏

추억하다 돌아갈게

Remember for you

 

보드라운 햇살

예쁜 꽃 하나 없어도

나의 두 눈 가득 서린

너의 기억이 있지

 

또 한 번 일 년이 가도

우리의 계절을

기다릴게

지금도 하늘엔

네가 내려와

아프게 반짝이는

다시 겨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