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10CM

갈라진 창문 틈새에 스민

이상하리만치 따스한

그 겨울 밤 별빛을 아직 기억해

 

차가운 여관방 이불 속에

부끄러운 사랑의 자욱

하늘을 날았던 몸짓을 기억해 기억해

 

별이 쏟아진 다리

우리 야윈 손을 꼭 잡고 걸어가던

길을 걷다 마주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바라보던

 

그 달, 그 밤, 그때에

나를 담은 작은 그림들이

지난 낭만의 꿈속에

어른이 된 나는 어지러워

 

새벽을 맞은 동네 골목에

이상하리만치 달콤한

자판기 커피 냄새를 아직 기억해

 

먼지에 가려진 빙판길에

어쩔 줄 모르던 고양이

그 살가운 울음소리를 기억해 기억해

 

별이 쏟아진 다리

우리 야윈 손을 천천히 놓아가며

길을 걷다 마주한

가장 안타까운 순간에 바라보던

 

그 달, 그 밤, 그때에

나를 담은 작은 그림들이

지난 낭만의 꿈속에

어른이 된 나는 어지러워

 

지나간 지난 얘기 지난 그림

어렴풋한 사랑의 장면

낭만의 꿈속 애매한 느낌

아련한 연기와 나

메마른 아침에 눈을 뜨면

 

안타까운 가장 아름다운 저 풍경에

더 아쉬운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에

더 그리운 가장 아름다운 그 순간에

더 두려운

 

별이 쏟아진 다리

우리 야윈 손을 천천히 놓아가네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바라보던

 

그 달, 그 밤, 그때에

나를 담은 작은 그림들이

지난 낭만의 꿈속에

어른이 된 나는 어지러워

 

어른이 된 나는 어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