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

난 저기 숲이 돼볼게

너는 자그맣기만 한 언덕 위를

오르며 날 바라볼래

나의 작은 마음 한구석이어도 돼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지나치지 마 날 보아줘

나는 널 들을게 이젠 말해도 돼

날 보며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난 저기 숲이 돼볼래

나의 옷이 다 눈물에 젖는대도

아 바다라고 했던가

그럼 내 눈물 모두 버릴 수 있나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밀어내지 마 날 네게 둬

나는 내가 보여 난 항상 나를 봐

내가 늘 이래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

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

기억할게 내가 뭍에 나와있어

그때 난 숲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