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박원

너는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사랑이

서로를 향한 약속 이랬고

나는 사랑을 할수록 다가오는 현실들이

설렘 보다 두려움이었어

너를 바라보다 두 눈을 맞춘 순간도

나를 바라보다 사랑을 말한 순간도

또 언제라도 우리가 서로를 사랑한 순간도

내가 놓을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어

솔직한 마음을 말하면 헤어지기는 싫지만

이런 내 마음이 널 비참하게 만들어

사랑받고 주는 것도 자격이 필요한 거잖아

이젠 나조차 사랑하질 않아

너의 곁에 앉아 두 손을 잡던 순간도

나의 품에 안겨 눈물을 삼킨 순간도

또 언제라도 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순간도

내가 놓을 수 있는 건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많이 모자란 사랑과

초라한 나의 욕심에

이기적이던 나라서 미안해

너를 사랑했던 그날의 모든 약속도

날 사랑했던 너와의 모든 시간도

또 혹시라도 우리가 서로를 탓하던 순간도

너는 노력했던 거야 다 내 탓인 거 알아

우리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