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정승환

따가운 햇살 쏟아지는 이 길엔

여전히 너의 향기가 남아있어

잊고 있던 오래된 약속처럼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

따분한 버스 창가에 걸터 앉아

멍하니 바라보았던 그 뒷모습

눈치 없는 친구의 장난에도

온통 너 밖에 안 보였어

늘 투덜대던

월요일 아침이 기다려져

너 하나로

한참을 웃음 짓다

혼자서 무너졌던

그 밤을 절대 넌 모를 거야

달리고 달렸던 그 여름의 로맨스

무심한 척 너에게 건넸던 내 마음

우산을 펼치며 날 보고 웃는 널

멍하니 난 바라보다

울음이 터질 뻔했어

늘 우연처럼

학교 앞 정류장에 먼저 가

널 기다려

매일 눈치만 보다

끝내 장난만 치다 삼킨 말

'널 좋아해'

달리고 달렸던 그 여름의 로맨스

저기 저 별들 사이 숨겨둔 내 마음

내 세상 내 소원은 전부 너였어

매일 난 널 떠올리면

사랑을 알 것 같았어

따가운 햇살 쏟아지는 이 길엔

여전히 너의 향기가 남아있어

어디선가 이 노랠 듣게 된다면

한 번쯤 웃으며 기억해줘

안녕 내 첫사랑 참 오래 걸렸어

어느새 널 추억이라 부를 만큼

지금쯤 그 꿈은 이루어졌을까

있잖아 정말 좋아했어

어디서든 잘 지내길

눈이 부시게

이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