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이

임창정

그대 내 곁에 있었나요

기억이 나요 그렇게 지내던 날이

아직 보고 싶고 사랑하고 원망도 하지만

미안해서 또 꺼내 봐요

지워야만 하나요 그대

많이 미워도 그렇게 놓지 말아요

이제 서로 달라진 하루를 천천히 맞으며

그대가 없는 연습을 해요

어느 날 흐르는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이해 못 할 유치한 일들이 있을까 비웃었었지

지금의 나를 봐 이 끔찍한 날들을

겪고 있잖아 그 주인공처럼

그 어느 하나 멍청하지 않은 게 없던 나

그땐 그토록 그 곁을 떠나려 했잖아

이제 후련하니

그렇게 그댈 버렸던 거면서

왜 이렇게 우는 거니

지워야만 하나요 그대 나를

많이 미워도 그렇게 놓지 말아요

아직 전과 달라진 하루는 많이 힘들지만

그대가 없는 연습을 해요

그 어느 하나 멍청하지 않은 게 없던 나

그땐 그토록 그 곁을 떠나려 했잖아

이제 후련하니

그렇게 그댈 버렸던 거잖아

울지 말고 부디 제발

날 잊고 살아요

점점 더 그리운 건

나도 그만할 거야 이제

어느 날 흐르는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이해 못 할 유치한 일들이 있을까 비웃었었지

나에게도 존재할 이 끔찍한 날들을

그땐 몰랐어 그 주인공처럼

그 어느 하나 멍청하지 않은 게 없던 나

그땐 그토록 그 곁을 떠나려 했던 나잖아

그렇게 그댈 버렸던 거면서

왜 이렇게 우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