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사랑을 닮아

박효신

그대가 부네요

내 가슴안에 그대라는 바람이

언제나 내게 그랬듯이

내 맘 흔들어 놓고

추억이라는 흔적만 남기고 달아나죠

난 길을 잃었죠

늘 그대라는 사람만 보다가

단 한 번 의심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대없는 낯설은 길 위에 남아있죠

 

가져가세요 좋은 기억마저도

그대가 없이는 내겐 짐만 될텐데

자꾸 꺼내보면 그리움만 커져서

다시 돌아가는 길 발걸음 또 멈추게 하죠

 

추억은 사랑을 닮아 난 자꾸 돌아보겠죠

그곳엔 아직도 그대가 있어서

그래서 아픈가봐요

한 번쯤 꼭 한 번쯤은 그대도 날 볼까봐

오늘도 기다려요

 

나 이제 어쩌죠

아무리 그댈 달아나려 해봐도

한뼘도 멀어지지 못해 매일 같은 자리에

매일 같은 무게로 하루를 살아가죠

어딜 보아도 온통 그대 뿐이죠

날 보던 눈빛이 자꾸 맘에 걸려서

다시 눈을 감고 그댈 지우려하면

굳게 다문 입술이 떨려와

참았던 눈물이 흐르죠

 

추억은 사랑을 닮아 난 자꾸 돌아보겠죠

그곳엔 아직도 그대가 있어서

그래서 아픈가봐요

한 번쯤 꼭 한 번쯤은 그대도 날 볼까봐

오늘도 기다려요

어느 날 뒤돌아보다

그대가 나를 본다면 나 어떻게 하죠

아무 말 못하는 나를 잘 알잖아요

 

추억은 바람을 타고 언젠가 흩어질텐데

울어도 소리쳐봐도

모른 척 버리려해도 잊지 못할 그 사람

오늘도 기다려요

나를 잘 알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