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

10CM

오늘밤 너는 나와 이불 속에 들어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바라보다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먼저 깜빡인 사람

그사람이 졌으니까 마실 것 좀 가져와

새로 산 침대와

그 속의 우리가

세상의 전부인 거라면

그럼 우린 나갈 필요 없으니까

난 어설픈 말장난을 좀 해보려다가

어느새 잠든 너의 얼굴이 뚫어져라

괜히 감동 하고 있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자꾸만 나도 모르게 이불을 끌어 오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신 그러지 않을게

눈 앞에 계속 있어줘 내가 귀찮을 만큼

다리 올려놔도 좋아 내겐 가벼우니까

새로 산 침대와

그 속의 우리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그럼 우린 잠들 수도 없으니까

난 어설픈 말장난을 또 해보려다가

그새 또 잠든 너의 얼굴이 뚫어져라

다시 감동하고 있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난 이러고 계속 있어도 되는 걸까

넌 또다른 많은 밤들을

나와 있어 줄까

제발 날 보고 또 웃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오늘은 내가 유난히 말이 많은 것 같아

몰라 같이 있으니까 괜히 들떠있나봐

뒤에서 날 꼭 안아줘 어깨에 턱을 괴고

그리곤 가만히 있어 잠들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