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자리에서

윤언니

아주 무거운 커튼 속에

나를 홀로 가두면

시간이 멈출까

애써 너와의 추억을 잡고 있어

혹시 니가 올까 봐

그리움 그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너무 짧은데

애꿎은 시계를 다 치워버리고

모두 그때 그대로의

모습 속 너만 없어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오면 돼

기다리고 있어 그 자리에서

아직은 내가 널 놓고 싶지가 않아

눈을 감으면 니가 이렇게 웃는데

눈물에 점점 점점 흐려져

나를 아무리 속이려 해도

나도 모르는 순간에

현실은 날 찾아와 괴롭히는데

잊으라고 이제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한 번도 바란 적 없어 나는 계속

기다리고 있어 그 자리에서

아직은 내가 널 놓고 싶지가 않아

눈을 감으면 니가 이렇게 웃는데

눈물에 점점 점점

꼭 붙잡은 시곗바늘

내겐 너무 버거워

두 손엔 피가 나는 것 같이

악을 써봐도

되돌릴 수 없어

멈추는 것마저 안되는데

손끝에 닿을듯한

너를 어떻게 보내 기다려

그 자리에서

너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너무 많아

눈을 감으면 니가

이렇게 웃는데

안녕 안녕 멀어지면서

흐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