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치마 (김형주/김소월)

조수미(Sumi Jo)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 지고 잎 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히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나, 가는 봄을.

 

(김소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