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김범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다시 만났었지

신문을 사려 돌아섰을 때 너의 모습을 보았지

발 디딜 틈 없는 그 곳에서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넌 놀란 모습으로 음--

 

너에게 다가가려 할 때에 난 누군가의 발을 밟았기에

커다란 웃음으로 미안하다 말해야 했었지

살아가는 얘기 변한 이야기 지루했던 날씨 이야기

밀려오는 추억으로 우린 쉽게 지쳐 갔지

 

그렇듯 더디던 시간이 우리를 스쳐 지난 지금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 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oh~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oh~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 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가끔씩 너를 생각한다고 들려주고 싶었지만

짧은 인사만을 남겨둔채 너는 내려야 했었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너의 모습이 사라질 때

오래 전 그날 처럼 내 마음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oh~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oh~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 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라라랄 라라라랄 랄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