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김범수

처음 내게 온날부터

셀수도 없는 날들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서

내 얘기뿐이네요

오늘도 난 다시 읽고 있죠

온 종일 웃어댔던 일

괜시리 토라졌던 일

사소한 일들 하나까지

소중히 담았네요

어느새 난 미소짓고 있죠

한없이 부족한 나인데

하늘에 감사하면서

우리 사랑이 영원하기를

매일밤 기도했군요

그대의 일기를 전해주던날

떠나는 그대가 밉기만 했죠

이제서야 그 맘을 느껴요

그대가 떠나간 후에도

내가 이렇게 웃을 수 있길 바랬죠

고마워요 네게 선물을 주었듯

 

잘못했던 나보다도 자신을 원망했군요

그대 나를 떠나기까지 얼마나 아팠나요

용서해요 무심했던 나를

수 없이 지우고 다시 쓴

마지막 날의 일기를

그대 눈물로 얼룩져버려 알아볼수도 없지만

그대의 일기를 읽어내리며

한동안 눈물만 흘러내렸죠

이제서야 그 맘을 느껴요

그대가 떠나간 후에도

내가 이렇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랬죠

고마워요 내게 선물한 추억들

내 가슴이 영원히 멈춘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