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조관우)

김범수

내가 그녀를 처음 본 순간에도 이미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었지

하지만 그건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상상속에서만 가능한 법이니까

난 멈출수가 없었어

이미 내 영혼은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었기 때문에

 

가려진 커텐 틈 사이로 처음 그댈 보았지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고 가슴엔 사랑이

 

꿈이라도 좋겠어 느낄수만 있다면

우연처럼 그댈 마주치는 순간이 내겐 전부였지만

멈출수가 없었어 그땐 돌아서야 하는 것도 알아

기다림에 익숙해진 내 모습뒤엔 언제나 눈물이

 

까맣게 타버린 가슴엔 꽃이 피질 않겠지

굳게 닫혀버린 내 가슴속엔 차가운 바람이

 

꿈이라도 좋겠어 그댈 느낄수만 있다면

우연처럼 그댈 마주치는 순간이 내겐 전부였지만

멈출수가 없었어 그땐 돌아서야 하는 것도 알아

기다림에 익숙해진 내 모습뒤엔 언제나 눈물이 흐르고 있어

 

오늘 밤 내 방엔 이미 나는

파티가 열렸지 늪에 빠진거야

그대를 위해 준비한 꽃은 어느새 시들고 이별까지도

술잔을 비우며 힘없이 웃었지 아무도 모른채

또 다시 상상속으로 그댈 초대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