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김범수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아야

알게 되는 것이 있나 봐

소중한 것들은 항상 멀어져야

눈물겹게 반짝이잖아

흐릿해 보이던 너의 모습이

이렇게도 아름다웠나

이제야 맘의 초점이 맞춰지고

네가 없는 내 모습도 선명하게 보여

후회하고 있다고

돌아가고 싶다고

아무리 울어도 시간은 고집스레 흘러

네가 없는 방향으론 한 걸음도

나는 움직이기 싫은데

나누어 마시던 커피 한잔이

제목도 희미한 영화가

달이 참 예뻤던 밤의 그 산책이

마지막이 될 거란 걸 몰랐던 나인 걸

후회하고 있다고

돌아가고 싶다고

아무리 울어도 시간은 고집스레 흘러

네가 없는 방향으론 한 걸음도

맘을 움직일 수가 없어

한없이 많은 내일을 쌓아둔 것처럼

너를 껴안고 더 사랑하는 일

내일로 미루었던 바보 같은 난

정말 후회하고 있어

네가 없는 하루가

끊임없이 밀려와

그렇게라도 시간은 날 도우려 하지만

하루하루 몇 겹이고 쌓아 봐도

숨겨지지 않는 너인 걸

오늘도 널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