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우산

박정현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머리엔 젖은 가방들

어제와 다른 오늘에

왜인지 괜한 외로움만

요즘엔 일이 참 많아

피곤하던 탓이었을까

올려다본 하늘이 흐린 탓에

괜히 널 떠올리는 걸까

비가 내리면

하나 둘 펼쳐지는

추억 속에 남아

이 빗속에 젖어 멍하니

서 있어

네가 날 기다렸듯이

시간은 무심히 나를

스쳐가고 멀어져가네

모든 게 다 너 없이 그대로인데

왜 이제와 선명할까

비가 내리면

하나 둘 펼쳐지는

추억 속에 남아

이 빗속에 젖어 멍하니 서 있어

네가 날 기다렸듯이

비가 내리면

우리 둘 따스했던

같은 우산 속에

그 기억 속에 한참을 서 있어

날 바라봐주던 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