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빛 글씨

박정현

문득 그대인 듯해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그리움만 자꾸 불청객처럼

눈물을 앞세워 찾아오네요

오지 마라 오지 마라 아무리

마음 한 자락 끝을 여며봐도

깊이 파고드는 그리움은

그대를 닮아 날 더 아프게만 하네요

아닌가요 난 아닌 건가요

아예 나 같은 건 잊은 건가요 아예

얼마나 더 새기고 새겨야

그대 가슴이 멀리서도 알아볼까요

내 가슴에 쓰여진

사랑이란 눈물빛 글씨

여깄다고 여깄다고 아무리

발돋움해 그대를 불러봐도

그댈 향한 그리움의 키가 아직도 얕아

아마 보이지 않나 봐요

아닌가요 난 아닌 건가요

아예 나 같은 건 잊은 건가요 아예

얼마나 더 새기고 새겨야

그대 가슴이 멀리서도 알아볼까요

내 가슴에 쓰여진

사랑이란 눈물빛 글씨

원하고 또 원하다 보면

온 세상이 도와줄 날 오겠죠 날

어쩌면 함께 할 때보다

기다릴 때가 더 행복한 건지도 몰라

그걸 알게 하려고

사랑은 더디 오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