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이야기

박정현

절정을 지나버린 모든 것

결국 시들어 가는 많은 것

지금 난 그 가운데 있어

 

숨소리 하나 흔들림 없이

작은 떨림도 없는 눈으로

지금 넌 마지막을 말해

 

조금 아플 것도 차차 나을 것도

느리지만 잊을 것도

넌 이미 다 알고 있었을까

 

아무 이유 없이 그래 이유 없이

oh love 못 믿을 사랑

더없이 위태로운 마음의 장난

 

반짝이며 웃던 많은 날들도

심장 소리처럼 뛰던 사랑도

그저 흘러가는 저 강물 같아

기도처럼 깊던 오랜 믿음도

그저 변해가는 저 계절 같아

참 위태로운 얘기

 

조금씩 사라지는 모든 것

결국 부서져 가는 많은 것

지금 난 그 가운데 있어

 

아무런 망설임도 없는 듯

마치 날씨 얘기를 꺼내 듯

지금 넌 헤어짐을 말해

 

보낼 수 있는데 그건 괜찮은데

내가 정말 서러운 건

아무런 이유도 없다는 것

 

익숙함을 지나 지루함을 지나

oh love 못 믿을 이름

이토록 부질없는 슬픔의 마법

 

태양처럼 빛난 모든 순간도

노랫소리 같던 속삭임도

헤어짐을 향한 막연한 항해

한땐 목숨 같던 나의 사랑도

그저 스쳐가는 찰나의 바람

참 위태로운 얘기

 

태양처럼 빛난 모든 순간도

(노랫소리 같던 속삭임도)

헤어짐을 향한 막연한 항해

한땐 목숨 같던 나의 사랑도

그저 스쳐가는 찰나의 바람

참 위태로운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