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지치는 그런 날이 있잖아

다비치

길었던 오늘 하루는

가엾게도 나만 남아서

한참 고개를 들어서

가슴 깊이 숨을 쉰다

오랫동안

너로 인해 하나부터 열까지

잘해보고 싶었던 걸까

그런 날이 있잖아

유난히 지치는 그런 하루 말이야 음

말 한마디가 네 앞에 설 때면

왜 이렇게도 안 떠오르는지

괜히 옷깃에 묻은 별거 아닌 먼지를

툭툭 털고 애써 웃곤 했어

이렇게 널 가만히 떠올리면

얼어붙었던 마음들이

천천히 다 녹아져

언제 힘들었는지도 모르게 말야 음

말 한마디가 네 앞에 설 때면

왜 이렇게도 안 떠오르는지

괜히 옷깃에 묻은 별거 아닌 먼지를

툭툭 털고 또 애써 웃어

쉽게 말할 수 없던 나의 얘기를

지금 너에게 조심스럽게 꺼내고 싶어

네가 알게 해줬어 분홍빛의 하늘을

너무 많이 고마워

유난히 지친 그런 날이었어

한참동안을 목 놓아 울다가

나를 달래 주듯이 환히 웃는 널 보며

툭툭 털고 마냥 웃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