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황치열

어디쯤 달려가고 있을까

길은 여전히 멀게만 서 있는데

크게 한 번 숨 쉴 새 없이

뛰고 또 뛰어가

지금 나는 어디쯤일까

꼭 내게만 더욱 손 시려운 밤

달은 좀처럼 빛을 내주지 않아

나도 몰래 솟구쳐 흐르는

눈물 또 한숨

점점 지쳐가고 있나 봐

언젠가 내게 와줄까

평온한 빛이 내린 밤

지친 어깨를 기대고

젖은 얼굴을 묻고서

한참을 울먹이다

잠을 깬다

모두들 한 움큼씩 버리고

삶에 어울려 울고 웃고 사는데

어리석은 욕심이었을까

세상을 몰라

헛된 꿈을 꾼 건 아닐까

언젠가 내게 와줄까

평온한 빛이 내린 밤

지친 어깨를 기대고

젖은 얼굴을 묻고서

한참을 울먹이다

다시 한 번 날 그린다

이 길 끝에서 웃는 나

멍든 하루를 여미고

오늘 밤만 또 견디면

환한 내일이 올까

두 눈을 감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