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황치열

그 마음을 알기에 난 어렸죠

말 없이 내 뒤에 선 당신을

못난 내가 뭐가 그리 이쁘다고

자신을 버려 가며 사랑을 주셨나요

 

사랑한단 말 그 한 마디가 어려웠나봐

바보처럼 난 퉁명스레 당신을 밀어내곤 했죠

전쟁같은 나를 버티는 건

지갑속에 간직해온

가족의 사진이 그리운데

 

아주 작은 두 어깨를 보았죠

날 향해 웃는 당신이었죠

무섭기만 하던 당신의 모습이

오늘 왜 이리 작게 느껴만 지는거죠

 

고맙다는 말 그 한 마디가 어려웠나봐

버릇없이 난 당신에게 상처만 주는 말만 했죠

전쟁같은 나를 버티는건

지갑속에 간직해온

가족의 사진이 그리운데

 

이제야 뒤늦은 후회네요

나도 당신을 닮아서

먼 훗날 내가 받던 많은 사랑을

주기만 하고 있겠죠

 

사랑합니다 아버지를 난 사랑합니다

곁에 있어도 이 한 마디조차 못한 바보입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아버지란 이름으로 살아갈 때

당신을 그리며 부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