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막는 기도

RubberMan(형상현)

내가 허락 받은 건

모든 게 부서진 후에

떠오른 수증기 같은 것

손에 잡힐 수도 없는

그럼에도 내 어깨 위엔 남아

기도를 막는 작은 기도

내가 잠들었을 때를 빼면

넌 항상 내 맥박소리에 맞추어 뛰어주었었다

내 맥놀이가 멈추고 나면

네 시간도 서서히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변해갈 것 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웠다

내가 의식을 잃음으로써

너도 나와 함께 사라져 갈까봐

그게 너무 두려웠다

서로가 서로의 심장박동을

서로가 서로의 맥놀이를

널뛰기하듯 지탱하려 하는 순간이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지난 밤 느꼈던 어깨를 짓누른

두렵고 무거운 내일의 무게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상처 입은

다친 마음의 치유

멀리 가 있지 말아요

부디 그렇게는 말아줘요

이젠 그만 멈추고 싶어요

이젠 그만 더는 힘들어요

(이럴 것 까진 없잖아)

(이럴 것 까진 없잖아)

지나간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살아왔던 고향도 나를 지켜주셨던 어머니도

내가 사귀었던 친구도 모두 변하거나 사라져갔다

기억은 잔인하다

그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들에겐 힘이 있었다

이젠 나로 하여금

이젠 나로 하여금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게

나로 하여금 누군가를 살아 숨 쉴 수 있게

내가 그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오늘도 내일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오늘도 내일도 나는

너의 뛰는 심장이 되어

그 맥소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오늘도 내일도 나는 너의 뛰는 심장이 되어

그 맥소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오늘도 내일도 나는 너의 뛰는 심장이 되어

그 맥소리를 지켜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