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우린

김용준

걷다가 문득 또 생각이 나던

환하게 웃던 너의 모습이

혼자인 나의 세상에

그저 위로가 되어주었던

그리워진 그 시간들을

가끔 네가 떠오를 때면

애써 지워 내 보려 해봐도

셀 수 없는 빗방울이

내 맘을 적시는 날도

종일 생각에 잠기곤 해

아무렇지 않은 척 해 보려고

너는 나의 모든 날들에

더욱더 선명해져서

잡으려 하면 더 멀어진

우리 시간들은

그립던 나의 봄날에

찬란했던 기억

가끔은 생각하곤 해

슬픔까지 널 삼킬 수 없게

잡아두었던 나를

넌 알고 있을까

여전히 난 그 시간 속에

머물러서 기다리고 있어

하루에도 꼭 몇 번씩

우리가 함께했었던

기억들을 되새기며 살아

아무렇지 않은 척 해 보려고

너는 나의 모든 날들에

더욱더 선명해져서

잡으려 하면 더 멀어진

우리 시간들은

그립던 나의 봄날에

찬란했던 기억

지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지난날들이

너무도 가득 차올라서

미소짓던 시간들

돌이킬 수 없단 걸 알아

이젠 더 멀어질 수밖에

기억의 빈자리에

가득히 널 채울게

부디 나의 마음 안에 살아줘

그댄 그저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가지고서

어두운 밤에도 쓰여진

둘만의 시간들

계절이 가면 갈수록

선명해진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