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박장현

한참을 난 망설였는데

시간은 망설이지 않아

모든 게 짙어지길 바란 시간의 농도는

옅어지기만 해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의

거울을 보면 달라진 모습은

잠시만 멈춰줘

조금만 천천히 가줘

붙잡을 수 있도록 빨리 가지 말아줘

늘 같은 제자리 속에 갇혀

걷고 있지만 늦고 싶어

멀어져가는 꿈들 사이로

좁혀지기를 원하며 손을 뻗지만

버리지 못한 미련과

잊지 못할 추억 두 가지로만 채우고 있어

모든 게 참 가벼웠는데

어느새 자꾸 무거워져

없어진 혹 어딘가에서 존재할 시간을

찾을 수 있을까

빠르게 지나가는 계절 속에

언제쯤이면 나를 완성하게 될까

잠시만 멈춰줘

조금만 천천히 가줘

붙잡을 수 있도록 빨리 가지 말아줘

늘 같은 제자리 속에 갇혀

걷고 있지만 늦고 싶어

멀어져가는 꿈들 사이로

좁혀지기를 원하며 손을 뻗지만

버리지 못한 미련과

잊지 못할 추억 두 가지로만 채우고 있어

사실 나도 안될 걸 잘 알아

되돌릴 수 없다는걸

잠시만 멈춰줘 조금만 천천히 가줘

붙잡을 수 있도록 빨리 가지 말아줘

스치듯 흘려보내도

느껴지지 않았던 그때처럼

아무 일 없이 아무렇지 않게

태연히 하루를 보내고 넘겨보지만

아깝지 않던 시간과

그런 시간들로 채운 그때가 너무 그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