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모마일 달리기

박서음

나 언제까지 수줍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저기까지

살결을 지나쳐갈 때

그댈 믿는 건 쉬운 일이에요

늘 가득하게 비어 있는 땀방울과

작은 숨결 너머로

햇살이 허물어질 때

저 구름에서 몇 밤을 달려와도

혼자라는 약속이 아니라

우리라는 다짐을 믿어요

나 언젠가 반드시 그대를 보살피던 꿈

우린 그날 울다 웃다가 잠이 들 거예요

이제는 가볼게

나 언젠가는 미워할 수 있을까요

나의 두 눈이 눈물을 기다리던 봄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