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에서 부케까지

안예은

친구야 우리 인연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굳이 따져보자면 올해로 13년이 됐다

연애바보들끼리 아무나 제발 만나보자고

허구헌날 우는 소리를 했는데 네가 시집을 가다니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너의 그 말에

나는 왜 이렇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너도 겨우 만난 것 같은데

어른이 된 후 10년이 지났어도

아직 우리는 열아홉에 멈춰있잖아

결혼 축하해 꼭 행복해야해 나는 글렀어

이러다 서른다섯이 되고

마흔다섯이 되고 쉰다섯이 되겠지

내 친구야 나 정말 기쁜데 왜 눈물이 날까

우리는 서른다섯 마흔다섯

쉰에 예순이 넘어서도 함께

우린 마치 복도를 뛰어다니던 작은 원숭이들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모두가 반짝이던 그 때

어른이 된 후 10년이 지났어도

철이 안 들어 큰일이라면서 웃잖아

결혼 축하해 꼭 행복해야해 나는 글렀어

이러다 서른다섯이 되고

마흔다섯이 되고 쉰다섯이 되겠지

내 친구야 나 정말 기쁜데 왜 눈물이 날까

우리는 서른다섯 마흔다섯 쉰에 예순이 넘어서도

결혼 축하해 꼭 행복해야해 근데 있잖아

너는 왜 남의 생일에 하필 결혼을 하게 됐니

정말 웃기는 애야

내 친구야 앞으로 걸어갈 길이 즐거웠음 해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