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봄날은

정홍일

비린내 나는 부둣가를

내 세상처럼 누벼가며

두 주먹으로 또 하루를

겁 없이 살아간다

희망도 없고 꿈도 없이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기막힌 세상 돌아보면

서러움에 눈물이 나

비겁하다 욕하지 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내 상처를 끌어안은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촛불처럼 짧은 사랑

내 한 몸 아낌없이 바치려 했건만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내 생에 봄날은 간다

이 세상 어딜 둘러봐도

언제나 나는 혼자였고

시린 고독과 악수하며

외길을 걸어왔다

멋진 남자로 살고 싶어 안간힘으로 버텼는데

막다른 길에 가로막혀 비참하게 부서졌다

비겁하다 욕하지 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내 상처를 끌어안은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촛불처럼 짧은 사랑

내 한 몸 아낌없이 바치려 했건만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내 생에 봄날은 간다

비겁하다 욕하지 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내 상처를 끌어안은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촛불처럼 짧은 사랑

내 한 몸 아낌없이 바치려 했건만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내 생에 봄날은 간다

무엇 하나 내 뜻대로

잡지도 가질 수도 없었던 이 세상

내 한 목숨 사랑으로 남긴 채

이제는 떠나고 싶다

바람처럼 또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