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기차

오열, 레마(Rema)

여긴 동해야 태백선을 오가며 바라보던

푸른 바다가 눈앞에 차라락 펼쳐져 있어

여기 와서 처음 해 뜨는 장면을 봤지

바다 위로 불덩어리가 쑥 올라오는 것 같았어

노을이 질 땐 괜스레 쓸쓸해져

울컥할 때도 많았지

주인아저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난 폐차장으로 갔을 거야

'기차 펜션' 간판을 달고 어제 첫 손님을 맞았지

네 살 쯤 된 꼬마가 침대에 누워

아빠 기차가 바다로 가는 거 같아 하는 거야

밖을 내다보니

정말 깜깜한 바다에 떠 있는 거 같더라고

쏴 쏴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다 보면

바다로 뛰어들고 싶기도 해

바다로 달려가는 상상만 해도 신이 나

오늘도 낡은 기차 한 량이 펜션으로 왔어

곧 멋진 숙소로 바뀌겠지

지금은 조금 떨어져 바라보고 있지만

언젠간 돛을 높이 올리고

함께 푸른 바다로 달려 나갈 꿈을 꿔

달려 나갈 꿈을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