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봤어

혹시나는 없었어

흔들리는 니 마음일까 봐

거리의 와이파이처럼

어쩌다 떠올라서 멈춰버린 시간들

비굴했어 가끔 떠오른다고

니 소식 찾아보기도 했어

단호한 이별은 내가 보인 마지막 겉멋일 뿐

널 끊겠어

뚝 끊어 버리겠어 마치 금연처럼 난

서서히 줄여 갈 수는 없는 거란 걸

봐 각자의 인생을 봐 걸리적거릴 거야

벗어나야 풀리는 거리의 와이파이처럼

환영받지 못한 관계

둘은 짐작했었지

현실을 꾸며낸 채 끝을 미루고

애써 침착했었지

못다 한 그리움의 소행일까

불쑥 네 소식 들리면

난 모든 가능성에서 도망 나와

저 먼 곳에 마음을 옮기고

더 좋은 사람 만나란 말 멋없게 여겼던 나도

차츰 공감이 가 뭐 별수 없더라고

너무 걱정 마

내가 그럴싸한 개자식이 되고 나면 말이야

우린 무난한 이별을 맞게 될 거야

잘 살게 될 거야

집중했어 처량하지 않으려

니 소식 흔한 친구 안부쯤

단호한 이별은 내가 결국 지켜낸 약속 하나

널 끊겠어

뚝 끊어 버리겠어 마치 금연처럼 난

서서히 줄여 갈 수는 없는 거란 걸

봐 각자의 인생을 봐 걸리적거릴 거야

벗어나야 풀리는 거리의 와이파이처럼

여기저기 마구 떠도는

낯선 주파수 속 들린

추억 소리도 난 흔들리지 않아

난 살겠어

잘 살아 버리겠어 마치 단세포처럼

죽도록 내 행복 하나만 바라보며

가 각자의 인생을 가

아무 일 없던 거야

길을 걷다 잡혔던 거리의 와이파이처럼

잘 살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