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백아연

지친 오늘의 끝에서

눈을 뜨자 조용하게

마지막 버스에 타고서

돌아가자 처음으로

화려한 불빛 속에선

춤을 추자 바람처럼

잔뜩 토라진 표정으로

노래하자 마법처럼

 

자꾸자꾸 너를 향해

 

깊은 밤의 꿈 하루의 끝

날 부르는 널 기다려

멈출 수 없는 이 시간의 끝

아픈 내 맘을 꼭 안아줘

 

푸른 밤 새벽을 넘어

나의 모든 걸 잊을 때까지

 

아주 오래된 해변에

찾아보자 우리의 이름

차가운 샌드위치를 먹고

떠나가자 더 멀리멀리

 

매일매일 너를 향해

 

울다 지친 채 깨어난 밤

다시 한번 날 안아줘

만날 수 없는 이 꿈의 엔딩

딱 한 번만 내게 보여줘

나를 데려가 줘

 

손끝의 온기처럼 사라진 기억

 

노래하며 춤을 추며

하나 둘 셋. 자 눈을 뜨면

 

깊은 밤의 꿈 하루의 끝

날 부르는 널 기다려

멈출 수 없는 이 시간의 끝

아픈 내 마음을 꼭 안아줘

 

나의 이름은 마법소녀

아직까지 난 널 기다려

아주 오래된 스토리의 끝

딱 한 번만 내게 보여줘

나를 데려가 줘

 

너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