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Feat. BewhY)

MINO(송민호)

난 교보문고 같은 아이라죠

내 맘 쉽게 읽히나 봐요

읽기만 하고 가버리나요 대화창은 옹달샘

초라하구나 말풍선 아니 물풍선 같네

화가 나 아이코스 진동에 또 낚였네

여전히 희망의 끈에 목을 매단 채

사랑을 목놓아 부르짖고 있는 게

늑대 같아 보이나 봐 그녀들에겐

난 교보문고 같은 아이라죠

상남자는 아닌데 난 밀당 같은 거 잘 못해

그냥 좋아서 막 쓸개까지 다 퍼주는데

그래서 쉽게 내 속 다 보이는 게 문제

아니 내 맘 다 읽었으면

독후감이라도 몇 마디 찌그리고 가는 게

상도덕이란 거 아닐까

널 욕하기 싫어

나의 이성들에게

너를 씌워 보게 되는 게 싫어

그런 내가 싫고 그냥 네가 싫어

다음의 너가 아닐 너에게

너로 인해 난 실어

다른 이성들에게

너를 씌워 보게 되는 게 싫어

그런 내가 싫고 그냥 네가 싫어

걍 다 뒤져라 이 세상아

표지가 예쁜 게 좋은가 봐 넌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직도 잘 몰라 난

아 난 왜 나는 왜 헷갈려만 가는데

헷갈려만 하는 게 너와의 만남에 대한

대가로써 나를 괴롭게 해

네 원하는 대로 외롭게 해

너는 날 읽어 버렸네

딱 네 원하는 대로 내 겉에만

내 속은 들여다 보기도 전에 넌 저기로

나를 제대로 읽어줄 너는 이제 어디로

마지막의 말을 남기는 건

대체 왜 나인데

나는 가끔 아니 자주 너가

너무 이해 안 돼

나를 열면 너가 나를 볼 수 있게

해놓았던 내 어제들이 후회가 된다

나를 보면 나를 읽게 하는 내 표정과

내 옷이 어제들의 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