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캔't 드링크

백지영

난 술을 못 마셔요

몇 번을 얘기해야 되요

술을 마시면 전화를 하는

몹쓸 병에 걸렸죠

 

그렇게 이상하면

이별을 한번 해보세요

이별을 하면 알게 될거야

술 마시면 안 되는 이유

 

취하면 바보 같은 용기가 생겨서

취하면 바보 같은 사랑이 커져서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

자꾸 핸드폰을 쳐다보고 이렇게

 

몇 번을 망설이다 번호를 누르고

난 아직까지 너만 사랑해

네가 보고 싶어 미치겠다고

어제처럼 전화를 하죠

 

난 정말 못 마셔요

나 이제 그만 일어날래

술을 마시면 눈물이 나는

몹쓸 병에 걸렸죠

 

그 사람 생각나면

한잔씩 하며 참아왔죠

그래서일까 술을 마시면

바보처럼 또 눈물이 나

 

울다가 바보 같은 눈물에 취해서

울다가 끝나버린 사랑에 취해서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 다시

전화번호 누르게 돼 이렇게

 

차갑게 식어버린 목소리 들으며

난 죽고 싶어 제발 돌아와

이미 끊겨 버린 전화를 들고

어제처럼 그렇게 울죠

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