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불어라

백지영

사랑했던 그대가 떠나고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면

흩날리던 그 꽃잎 향기도

바래져 가는구나

 

별빛이 하늘에 수 놓이면

저 멀리서도 보일까

그리워 밤새워 불러보면

그대가 들을 수 있을까

 

꿈에서도 잊어본 적 없었던

평생을 간직할 그 약속을

수백 번을 헤어진다고 해도

그대 돌아온다고 꼭 돌아온다고

 

바람아 불어라

꽃잎 흔들어라

그 향기로 가득히 물들면

그리운 그대 내게 오는 길

또 찾아올 수 있게

 

부서져 흩어진 저 구름은

찢어진 내 맘 같은데

끝도 없이 내리는 빗물도

숨겨둔 내 눈물 같은데

 

내게 다시 돌아오는 그 길이

멀기만 한가요 그런가요

수백 번 또 태어난다고 해도

난 기다릴게요 또 기다릴게요

 

바람아 불어라

꽃잎 흔들어라

그 향기로 가득히 물들면

그리운 그대 내게 오는 길

또 찾아올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