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끝에

박보람

아직 나의 왼손 끝에

남아 있는 그대 온기가

내 왼쪽 가슴을 감싸고 있죠

그때처럼요

차마 왼손 끝자락에

남아 있는 그대 오른손

놔줄 수 없다고

떨리는 손끝 꼭 잡고서

아직 떠나지 마요 손을 놓지 말아요

귓가에 울리는 그 노래

멈추지 마요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이 남아 있어요

왼손 끝에 닿았던 작은 그대의 손을

놓아주기에는 나 아직

서로를 안고 바라봐 주던 눈을

잊을 수가 없어요

조금 차가운 바람 너머

따라 걸었던 그날에

작은 그대의 손에 몰래 부딪히던

왼손 끝에

바다 보이는 그 거리

먼저 팔짱을 껴주던

내 왼쪽 팔 사이에 남아 있는

우리 시간

아직 떠나지 마요 손을 놓지 말아요

지금 서로 놓기엔 아직

예쁜 그대가 내게 웃고 있어요

그대 손을 잡고서 얘기하고 싶어요

아직 닿지 못한 것 같은

내 왼쪽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는

그대에게 쓴 마음을

내 손을 잡아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