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임창정

그대가 나를 천천히 지워가는 동안

난 사랑에 더욱 취해만 갔지

갇혀 있음에 익숙한 새장 속 새처럼

이 잔인한 자유 앞에 난 버려졌어

 

마취처럼 아픔은 없었지

그땐 몰랐었어 나를 기다릴 이 절망을

 

이렇게 떠나가 버릴 그댄 없었지

행복한 내 꿈속엔 좋은 친구로만

남아 달라는 흐느낌 잘려버린 숨

 

바보처럼 그댈 아프게 한

나의 그 부푼 꿈들 이젠 모두 다 난 증오해

 

이렇게 떠나가 버릴 그댄 없었지

행복한 내 꿈속엔 좋은 친구로만

남아 달라는 흐느낌너머 떠나는 그대

 

나의 전부였던 우리의 사랑 멀어져 가고

이해해 달라는 그대 두 눈을

눈물 삼키며 바라보고만 있어

 

잃어버린 나의 단 하나의

의미였던 그댈 나 보내며

 

미안한 그 눈물은 이제 날 위해 지워